여유로운 토요일 아침을 알리는 KCC파머스 마켓
줄을 겨우 서야 손에 쥐게 되는 따끈한 커피한잔
매주 토요일 다이아몬드 헤드 근처 카피올라니 커뮤니티 컬리지(Kapiolani Community College-약자만을 따서 KCC라고 부른다)의 공터에는 아침 7시30부터 오전 11시까지 KCC파머스 마켓이 열린다. 한국의 7일장과 같은 KCC마켓에는 이른아침부터 신선한 하와이산 야채와 과일, 그리고 색색깔의 하와이안 식물 등등 다양한 로컬상품을 만나기 위해 현지인과 관광객으로 벅적거린다. 주차공간이 넉넉치 않아 그 주변을 몇번 돌지라도 매주 토요일 아침이면 이곳을 습관처럼 들리는 사람들이 제법 많다. 무엇보다 화학약품이나 농약을 많이 뿌린 겉보기엔 반듯한 슈퍼마켓의 농산품보다, 비록 모양이 볼품 없어도 하와이 농민들이 수고스럽게 재배한 싱싱하면서도 안전한 먹거리가 가득하기 때문이다. 대량으로 들어오는 슈퍼마켓의 농산물은 가격면에서 KCC마켓보다 저렴하기도 하지만(물론 다 그런것은 아니다), KCC에서 사온 농산물로 한가득 음식을 차리고 보면 그 향을 제대로 머금은 농산물의 맛은 잊을 수가 없단다. 파머스 마켓이 시작하는 입구에 다다르기도 전부터 진한 커피향이 코끝을 스친다. 100% 코나커피라는 손으로 쓴 듯한 수수하기 그지없는 푯말을 달고 커피포터만 몇개 덩그라니 놓여있는 이 자판에서는 향긋한 코나커피를 판매하고 있다. (나도 하릴없이 커피한잔을 샀다 ^^). 커피한잔을 손에 들고 줄지어 세워진 노점상을 하나씩 구경해 본다. KCC파머스 마켓을 이용하는 사람들 손에 한가득 들고가는 하와이안 꽃! 새빨간 색이 너무나 탐스러운 톨치 진저(Torch Ginger)는 송이하나가 워낙 묵직해 몇송이만 사도 어느새 꽃병이 풍성해진다. 일반 꽃에 비해 오래 사는것도 이 꽃의 장점 중 하나. KCC파머스 마켓에서는 연한 핑크색과 진한 빨강색 두종류를 만나 볼 수 있다.
빅아일랜드에서 직접 재배하는 앤트리움(Anthurium)을 호놀룰루로 배송해 직접 판매한다.
한단에 $3에 판매되고 있는 Bird of Paradise는 마치 새 한마리가 가지위에 앉아있는 듯
KCC 파머스 마켓에서 프라이드 그린 토마토를 먹지 않는다면 KCC파머스 마켓의 진미를 모른다
탐스런 파파야를 많이 먹으면 절대 모기에 물리지 않는다는 사실!
유기농만을 고집하는 안전한 야채를 학생들이 직접 나와 판매한다
수목원에 가야지만 볼 수 있는 관상용 식물들을 이곳 KCC파머스 마켓에서 직접 보고 향기도 맡아본다. 동양인은 물론, 미국사람들도 좋아하는 오키드(난초-Orchid)는 단아하면서도 품위있다. 잘 재배된 오키드는 가격이 비싼 편이지만, KCC 파머스 마켓의 오키드는 품질대비 가격 완전만족! 꽃 중에서 여간해서 시들지 않는 앤트리움은 마치 조화같다. 그만큼 번득거리는 색과 꽤 두터운 촉감때문인데, 집에 몇송이만 꽂아 놓으면 어느새 아일랜드 스타일이 느껴진다. 나는 KCC 파머스 마켓 한 코너에서 앤트리움을 판매하고 청년을 만났다. 빅아일랜드 섬에서 그린 포인트 널서리즈(Green Point Nerseries)라는 앤트리움을 전문적으로 재배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는 앤트리움 사업을 일본까지 확장하여 하와이 문화를 좋아하는 일본사람들이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직접 구매한다고 하니 놀라울 따름이다 (그린포인트 널서리 공식 웹사이트 들러보기를 원하시면 여기를 클릭!)
KCC파머스 마켓에 오면 궁금한 입을 즐겁게 할 먹거리도 푸짐하다. 여기저기 장을 보며 바쁘게 돌아다니다 보면 허기진 배를 잡고 오감에 의존해 맛있는 냄새가 나는 곳을 본능적으로 발견하게 된다. 내가 가장 먼저 발견한 것은 딥프라이된 그린 토마토!! 토마토 튀김가게 주변으로 너도나도 길거리에 앉아 토마토 삼매경에 빠져있다. 잘익은 새빨간 토마토가 아니라 덜익은 그린 토마토로 튀김을 하기 때문에 마치 애호박 튀김을 먹는 것 같다. 물론, 아침부터 딥프라이를 먹는 것은 흔한 일이 아니지만, KCC파머스 마켓의 명물 딥프라이 그린 토마토는 꼭 한번 먹어보길!
하와이 농산물을 더욱 알리고 하와이 농업을 더욱 부흥시키기 위해 시작된 KCC파머스 마켓. 화려한 호놀룰루 도심속의 소박하지만 알찬 먹거리와 볼거리를 제공하는 KCC파머스 마켓에 꼭 한번 들려보자. 정겨운 하와이 사람들의 삶이 느껴지는 이곳, KCC파머스 마켓에서는 또다른 하와이의 미를 느껴볼 수 있다.
Leave a Reply
You must be logged in to post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