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키키 치즈버거 레스토랑(와이키키 비치워크 점)

와이키키에만 무려 3개의 같은 레스토랑을 경영하고 있는 치즈버거 레스토랑 (Cheeseburger Restaurants). 입맛 까다로운 식도락들에게 제대로 된 햄버거 뿐만 아니라, 그 활발한 분위기와 정통 미국 스타일의 미각, 촉각, 시각, 청각, 후각을 자극하는 그들만의 무기를 들고 와이키키의 시작, 중간, 끝지점을 점령해 버렸다. 사실, 엄청나게 크지도 않은 와이키키에 같은 레스토랑이 3군데나 있다는 사실도 놀랍거니와, 더 놀라운 사실은 오아후 섬 3곳 이외에도 마우이섬의 라나이, 라스베가스, 플로리다에도 치즈버거 레스토랑이 있다는 것!

와이키키의 주요도로 칼라카우아 대로를 따라 쭈욱 가다보면 와이키키의 심장부라고 할 수 있는 로얄 하와이안 센터(Royal Hawaiian Center)와 와이키키 비치워크(Wakiki Beach Walk)를 만나게 된다. 야자수가 즐비하게 늘어선 와이키키 비치워크를 따라 조금만 가다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2층에 도착, 이리하여 반 오픈에어의 치즈버거 레스토랑 3호점을 만나게 되는 것이다.

알로하를 외치며 엄청난 에너지를 풍기는 와이키키 치즈버거 레스토랑의 스탭들은 환호가 가득한 환영과 함께 레이를 걸어주는데 참 오랜만에 느껴보는 알로하다. 정녕 관광객들은 얼마나 기분 좋을지 상상이 간다 (단, 레이는 저녁식사에 온 손님에 한해서이다).

입구에는 하와이를 테마로한 가지각색의 앙증맞은 소품과 그림을 보고 있노라면 치즈버거 레스토랑의 엄청난 에너지와 열기를 대충 짐작할 수 있다. 특히 야자수가 울창하게 넘실대는 와이키키 비치워크의 제대로된 분위기를 즐기려면 실내보다는 테라스석에 앉는 것을 추천한다. 코끝을 간지럽히는 하와이의 미풍도 놓쳐서는 안되거니와, 가지런히 정돈된 와이키키 비치워크 주변을 구경하는 사람들을 구경하는 것도 이곳에서 탐닉할 수 있는 묘미이기 때문이다.

훌라걸 치마를 걸치고 머리에 꽃을 꽂고 있는 웨이터와 웨이츄리스, 식욕을 자극하는 새빨간 의자와 테이블에는 저마다 하와이풍 그림으로 눈요기하기 바쁘다. 치즈버거 레스토랑의 스페셜리티 코베 버거(배가 많이 고프거나, 평소 대식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코베버거를 주문하도록!)와 아보카도가 듬뿍든 과까몰리 햄버거를 주문했다. 그리고 햄버거에 빠질 수 없는 후렌치 후라이도 따로 주문을 해 햄버거가 나오기 전 배고픔을 달래어 본다. 투박하게 잘려져 나온 후렌치 후라이드는 내가 먹어본 후렌치 후라이드 중에 단연 최고다. 특히 뜨거울 때 먹는 맛은 일주일 동안 열심히 한 다이어트가 무색할 정도이니 후렌치 후라이 예찬자가 아닌 나이지만 그 맛은 감히 저항할 수 없는 맛이라고 정의해 두겠다. 3가지 속재료를 직접 고를 수 있는 코베버거와 부드럽고 고소한 아보카드가 풍성히 들어간 과까몰리 버거는 다정스런 하와이 사람들의 품성과 우리가 동경하는 정통 아메리칸 스타일을 제대로 섞어 놓았다고 해야겠다. 한입 크게 물고도 빵, 패티, 속재료를 균형있게 먹을 수 없을 만큼 양도 엄청나고 패스트푸드점에나 먹던 소위 말하는 정크푸드의 대명사 햄버거로 생각한다면 이건 정말 치즈버거 레스토랑에 대한 모욕이다.

하와이에 오래 거주한 나이지만, 나는 적어도 일주일에 한번씩은 굳이 와이키키에 나가 관광객인 척을 한다. 우선, 꽃무늬가 대거 들어간 원피스를 입고, 걸어주는 레이를 마다하지 않는다. 심지어 가끔씩 귀에 꽃도 꼽는다. 그리고 가장 미국스럽고 가장 하와이스런 레스토랑에 들리거나, 아니면 가장 예쁜 풍경을 담을 수 있는 호텔 내 바에 들려 시간 보내기를 좋아한다. 그리고 그중 치즈버거 레스토랑은 나의 레스토랑 리스트에 들어가 있는, 가장 미국스럽고 또 정열적인 알로하 기운이 가득한 레스토랑으로 필자가 개인적으로 편애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나는 한국에서 손님이 올 경우 이곳에 꼭 데려간다). 가끔씩 관광객같은 풋풋한 기분으로 와이키키에 나와 미니 베케이션을 만끽하고 싶을때, 또는 한국에서 손님이 왔을 때 추천해주고 싶은 정통 미국식 레스토랑, 치즈버거 레스토랑. 이번 주말 저녁은 목에 레이를 걸고 입안 한가득 넘치는 햄버거로 가족모두 오붓한 저녁식사를 즐기는 건 어떨까?

@치즈버거 레스토랑 (와이키키 비치 워크 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