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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팔리 해안의 절경, 칼랄라우 하이킹 11마일에 도전하다 (마지막 이야기)


함께 온 두명의 친구와 함께 커다란 수건 하나만을 깔고 별을 마주 보며 잠이 들었다. 카우아이 섬의 하늘은 5년 전 빅 아일랜드에서 캠핑을 했을 때 보았던 별만큼 쏟아질 듯 광활한 아름다움을 자랑했다. 쥐죽은 듯한 고요한 새벽의 적막을 깨는 파도 소리와 서서히 수평선 위로 떠오르는 태양에 나도 모르게 눈이 떴다. 어떻게 잠이 든지도 모를 만큼 깊은 잠을 잔 것 같다. 10시간 이상의 하이킹 때문에 우리 모두는 엄청난 근육통에 몸을 잘 가누지 못했지만, 현실 세계와 완전히 격리되어 핸드폰도 컴퓨터도 아이팟도 없는 이 무지의 세계에 차츰 익숙해 져 가는 것 같다. 이럴 줄 알았으면 책이라도 한 권 들고 와서 시원한 그늘에 누워 자연이 주는 호사스런 여유를 부릴 수 있었다면 참 좋았을 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오아후 섬의 고요한 바다와는 달리, 광활한 자연의 맥박이 느껴지는 카우아이 섬의 바다는 카우아이 섬의 성격을 그대로 빼닮았다. 거침없이 바다를 가로지르는 파도에 나는 으레 겁을 먹었다. 하지만, 친구의 굳건한 권유에 다시 물 속으로 들어가 본다. 엄청나게 큰 파도가 눈앞에 다가온다. 힘차게 뛰어란 말에 최대한 물장구를 치며 물 위에 떠오른다. 아! 파도를 타는 기분이란 이런 것이구나..마치 하늘 위를 둥둥 구름 속을 떠다니는 것 같다.

11시가 넘어가자 모래는 태양을 그대로 삼켜 먹은 듯 이글거리듯 뜨겁다. 우선 그늘로 자리를 옮기고 낮잠을 청했다. 시원한 동굴 아래 누워 파도 소리를 들으며 잠을 청하니 어릴 적 엄마 품속에서 자장가를 들으며 잠을 자듯 어느새 깊은 잠에 빠졌다. 아무런 걱정 없이 특별히 할 것도 없이 어떤 계획도 없이 한동안 가져보지 못한 여유로운 시간을 보낸 것 같다. 더우면 물에 들어가서 파도와 놀고, 또 모래에 누워 선탠도 즐기고, 그러다 졸리우면 낮잠을 자고…저녁이 되자 다시 해가 저물고, 칠흙같이 어두운 밤이 돌아온다. 내일이면 다시 일상으로 복귀하게 되는구나…다시 긴 여정을 앞두고 아쉬운 마지막 밤을 보냈다.

3일째도 여전히 몸이 아프다. 다시 걸어갈 생각을 아니 정말 앞이 깜깜해진 우리는 무작정 배를 잡아 타기로 했다. 부지런히 걸어가도 8시간은 족히 걸리기 때문에 비행기를 놓치지 않으려면 적어도 아침 7시쯤에는 출발했었어야 했다. 모든 짐을 싸고 지나가는 배를 잡기 시작했다. 누군가에 의하면 $50에 배를 태워주는 사람이 가끔 온다고 했다. 하지만 그것도 운이 좋아야 가능하다는 것. 우리는 이 사실 하나에 모든 행운을 걸고 무작정 기다렸다. 벌써 시간은 오후 2시 반. 지금 떠나야지만 렌트카도 반환하고 비행기를 타야는데..이러다가 이 외딴섬에 완전 고립되는 건지도 모르겠다.

역시 행운의 신은 우리편에 있었다. 다시는 11마일의 똑같은 길을 걷고 싶지 않은 나의 마음이라도 알아챈듯 우리는 배를 잡아 탔다. 파도가 거칠었기 때문에 배를 타기 위해서는 3미터 이상 수영을 해야 했다. 거친 파다에서 수영을 해 본 적 없는 나에게 이런 모험은 너무 고달프다. 여자라는 무기 하나로 나는 카약을 타고 배가 있는 곳 까지 갔다. 물론, 내 친구들은 열심히 파도를 가로 질러야 하는 고생을 감행했지만 말이다. 약 1시간 동안 보트를 타면서 지금까지 걸어온 그 길을 바다를 통해 다시 돌아간다. 다시는 어느 곳에서 이런 광경을 볼 수 있을지, 혼자서 보기에 너무나도 아름다운 산맥에 감탄을 한다. 그리고 가슴 속까지 뜨거운 무언가가 뭉클히 올라온다. 힘든 여정이였지만 해냈다는 그 성취감과 이렇게 멋진 곳을 내 발로 완주했다는 사실에, 그리고 소름이 끼칠 만큼 아름다운 자연환경에 눈물이 나올만큼 가슴이 벅차 오른다.

거친 뱃 길을 가로지르며 우리 모두는 서로 말은 없었지만, 서로의 입가에는 자신감, 성취감, 뿌듯함의 미소가 살며시 영글어 있다. 다시 일상으로의 반환. 그저 꿈만 같았던 3일간의 짧지만 굵었던 여정이 그 막을 내렸다. 내년에 다시한번 도전하자라는 약속을 하고 가족과 친구와, 일과 삶이 있는 오아후 섬으로 다시 돌아왔다.

@전편 다시보기

카테고리: 추천일정&지도, 카우아이 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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